끄적끄적/책

IQ84 3권 中

iiiijojo 2011. 8. 9. 11:09



이것이 계속 산다는 것의 의미다, 아오마메는 그것을 깨닫는다. 인간은 희망을 부여받고, 그것을 연료로, 목적으로 삼아 인생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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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건 못한다. 베란다 앞에 공원이 있고 공원에 미끄럼틀이 있고 덴고가 그곳에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있는 한, 나는 이 방아쇠를 당길 수 없다.

(제5장 아오마메)




 그 자그마한 여자가 나간 뒤, 우시카와는 한참이나 석연찮은 기분으로 문을 골똘히 쳐다보았다. 그녀가 등뒤로 닫고 간 문을. 사무실에는 아직 그녀의 기척이 강하게 남아 있었다. 어쩌면 그 여자는 자신의 기척을 남기는 대신 우시카와의 영혼을 일부 가져갔는지도 모른다. 그는 새로 생겨난 그 공백을 가슴속에서 느낄 수 있었다.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 우시카와는 신기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제7장 우시카와)


 

스페인어 일상회화를 연습하면서 코스타리카 바닷가에서의 조용하고 평온한 생활을 아오마메는 상상한다. 그 생활에 덴고도 포함되어 있을까. 눈을 감고, 카리브해 비치에서 덴고와 나란히 일광욕하는 광경을 떠올린다. 그녀는 조그만 검은색 비키니를 입고 선글라스를 쓰고, 옆에 있는 덴고의 손을 잡고 있다. 하지만 그 장면에는 가슴 떨리는 현실감이 결여되어 있다. 흔해빠진 관광홍보 사진으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제8장 아오마메)


하지만 두 사람은 분명 똑같이 고독하고, 독같이 강렬하게 무언가를 원했을 것이다. 무조건적으로 자신을 받아주고 끌어안아줄 무언가를.

(제10장 우시카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