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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에 반한 사랑 그들은 둘 다 믿고 있다. 갑작스런 열정이 자신들을 묶어 주었다고. 그런 확신은 아름답다. 하지만 약간의 의심은 더 아름답다. 그들은 확신한다. 전에 한번도 만난 적이 없었기에 그들 사이에 아무런 일도 없었다고. 그러나 거리에서, 계단에서, 복도에서 들었던 말들은 무엇이었는가. 그들은 수만 번 서로 스쳐 지나갔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들에게 묻고 싶다. 정말로 기억하지 못하는가. 어느 회전문에서 얼굴을 마주쳤던 순간을. 군중 속에서 '미안합니다'하고 중얼거렸던 소리를. 수화기 속에서 들리던 '전화 잘못 거셨는데요'하는 무뚝뚝한 음성을. 나는 대답을 알고 있으니, 그들은 정녕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들은 놀라게 되리라. 우연이 그토록 여러 해 동안이나 그들을 데리고 장난치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면. 그들의.. 더보기
모리아크의 묘비에 적힌 글 인생은 의미 있는 것이다. 행선지가 있으며 가치가 있다. 단 하나의 괴로움도 헛되지 않으며, 단 한방울의 눈물 한방울의 피도 그냥 버려지는 것이 아니다. -프랑스 작가 모리아크의 묘비에 적힌 글- 더보기
소금인형 - 류시화 바다의 깊이를 재기위해 바다로 내려간 소금인형 처럼 당신의 깊이를 재기위해 당신의 피 속으로 뛰어든 나는 소금인형처럼 흔적도 없이 녹아버렸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