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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책

일류 국가의 길 [From Third World to First]- 리콴유


다국적 기업은 기술과 소비자의 취향을 조정하며 자국의 정부와 결탁하여 민중을 착취해 지배를 존속시키려고 한다. 제3세계의 지도자들은 이러한 신식민주의자적인 착취이론을 믿었지만 켕쉬와 나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리는 눈앞에 닥친 생활 문제를 해결해야 했지 이론이나 교리를 수집할 여유가 없었다. 어쨌든 싱가포르에는 다국적 기업이 착취할 만한 자원이 없었다. 우리가 가진 것은 단지 근면한 국민들, 잘 정비된 인프라, 그리고 솔직하고 유능한 정부뿐이었다.


나의 두 번째 전략은 제3세계 내에서 제1세계의 오아시스를 창조하는 것이었다.  (중략) 만약 싱가포르가 개인과 사회의 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치안, 보건, 교육, 통신, 수송과 서비스의 측면에서 제1세계의 기준을 확립할 수 있다면, 이 지역에서 사업을 하려는 기업가, 기술자, 경영자 그리고 여타 전문가들을 위한 베이스 캠프가 될 것이다.


싱가포르 금융센터의 성공요인은 법에 의한 지배와 독립적인 사법부, 안정되고 유능하고 깨끗한 정부이다. 이런 요인들이 건전한 거시 경제정책을 추구할 수 있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인플레이션을 낮추어 안정된 환율과 함께 강력하고 안정된 싱가포르 달러를 만들어 주었다.




나와 동료들은 그들을 돈으로 매수하려는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재산을 늘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 권력을 얻으려고 삶을 시련에 빠뜨린 사람들이었다.



내가 시행시킨 시스템이 나의 행적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상부에 보고할 수 있다는 사실은 그것이 개인적인 인정에 얽매이지 않고 효율적이며 법 앞에서는 누구도 평등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한 사회의 평화와 화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사회구성원들이 발전의 성과를 함께 공유해야 한다는 페어 플레이 정신이다.




야당이나 나를 부당하게 공격한 언론을 탄압하기는커녕 나는 원고로서 재판정에 출두할 때마다 나의 공적,사적인 생활을 엄중한 조사에 노출시켰다. 깨끗한 기록이 없다면 그것은 아마 불필요한 위험을 무릅쓰는 행위가 되었을 것이다. 이런 모험을 감수했고 이렇게 받은 손해 배상금을 자선 단체에 기부했기 때문에, 나는 사람들 앞에 계속해서 떳떳한 입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우리는 문명이 개화되고 세련된 사회가 될 수 있는 기반은 없었지만 가능하면 최단 시간에 이런 사회가 되려고 애쓴 데 대해 부끄러워하지는 않았다.




1997년 세계 경제포럼의 국제경쟁력 보고서에, 싱가포르는 "조직범죄가 사업에 심각한 손해를 끼치지 않는 나라" 중 1위에 올랐다. 같은 해 국제 경영개발 연구소가 편찬한 세계경쟁력 연감에 싱가포르는 치안 부문 1위에 올랐다. 그 책은 싱가포르를 "국민들이 자신과 자신의 재산이 보호되고 있다는 완벽한 신뢰를 갖고 있는 나라" 라고 소개하고 있다.




나는 그가 OCBC의 부행장으로 있던 1976년 그에게 대법원 판사 자리를 제의했지만 그는 이를 거절했다. 1989년 나는 그와 점심을 함께 하면서 대법원장 자리를 맡는 걸 고려해 보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그가 이미 가장 큰 은행에서 최고의 지위에 올랐으나, 그의 일을 통해 혜택을 받는 사람들은 단지 투자자들과 몇 천 ㅕㅇ의 종업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법원장이 되면 사법부를 현대화할 수도 있고 사회전체와 경제전반에 무형의 이익을 가져다 줄 수도 있다고 설득했다. 그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이것은 그에게 생활양식이 바뀐다는 것을 의미했다. 물론 경제적인 손실도 있었다. 그는 은행장으로 있으면서 연봉으로 1년에 200만 달러(S$)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대법원장의 연봉은 그것의 7분의 1에 지나지 않는 30만 달러(S$)에 불과했다. 한 달 후 그는 자신에게 제2의 고향이 되어 준 싱가포르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나의 제의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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