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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책

어린 왕자 - 생텍쥐페리


"꽃들의 말을 들어서는 안 돼.
그저 바라보고 향기를 맡아야지. 내 꽃은 내 별을 향기롭게 해 주었는데 나는 그걸 즐길 줄 몰랐어.
나를 그렇게 화나게 했던 그 발톱이야기가 내 마음을 푸근하게 할 수도 있었는데......"

"그때 난 아무것도 알지 못한 거야!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그 꽃을 판단했어야 했는데...
그 꽃은 나를 향기롭게 해 주고 내 마음을 밝게 해 주었어.
거기서 도망쳐 나오는 것이 아니었는데!
그 어설픈 거짓말 뒤에 따뜻한 마음이 숨어 있는 걸 눈치챘어야 했는데.
꽃들은 정말 모순덩어리야!
하지만 난 꽃을 사랑하기엔 너무 어렸어."

 



"잘 가." 여우가 말했다.
"내 비밀은 이런거야. 아주 간단해.
오로지 마음으로만 보아야 잘 보인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건 눈에 보이지 않는단다."

"가장 중요한건 눈에 보이지 않는단다."
잘 기억하기 위해서 어린 왕자가 되뇌었다.

"네 장미꽃을 그토록 소중하게 만드는 건 그 꽃을
위해 네가 소비한 그 시간이란다."


".....내가 내 장미꽃을 위해 소비한 시간이란다....."
잘 기억하기 위해 어린왕자가 따라 말했다.

"사람들은 이런 진리를 잊어버렸어.
하지만 넌 그것을 잊어선 안돼
네가 길들인 것에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어.
넌 네 장미에 대한 책임이 있어....."

"나는 장미에 대해 책임이 있어....."
잘 기억하기 위해 어린 왕자는 되뇌었다.

 

 

 

 

 

The stars are beautiful, because of a flower that cannot be seen.
별들이 아름다운건, 보이지 않는 꽃 한송이 때문이지.

 

 

 

 

 

 

길들여 진다는 것 ,

서로 함께 한 시간만큼 서로에게 길들여 지고

내 장미는 '지구에 지천으로 널린 똑같이 생긴 장미들'과 다른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내 별에 내 장미가 피어있기때문에, 밤하늘의 무수한 별들은 아릅다워진다.

 

인연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인연의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하나의 몸짓'이 내가 이름을 불러주자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것 처럼.

 

 

 

김춘수 <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어린왕자 110주년이란다.

초등학교 6학년 담임선생님인 정용식 선생님이 추천해주신 책 인데,

그 때 말씀이 아직도 생생하다.

"어린왕자는 지금 너희 나이에 보고, 사춘기때 보고, 어른이 되어서 또 봐야한다.

어릴 때 보면 그냥 재미있는 동화지만 어른이 되어서 보면 볼 때마다 느끼는 게 다를거다.   

그래서 명작이라고 부르는거다."

선생님 말씀대로 읽고 읽고 또 읽었는데, 읽을때마다 감동을 느끼는 부분이 다르다.

 

근데 번역본을 잘 골라야한다.

번역투에 따라 아주 느낌이 다르더라.

아직은 완전히 어른이 되지는 않은, 약간은 순수함을 간직한,

1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서술이 살아 있어야 한다.

  

저 장미는, 생떽쥐페리의 와이프 라는 이야기가 있던데,ㅎ

사실이든 아니든.. 참 와닿는다^^;

떽떽 거리는 와이프를 피해 가출한 생떽쥐가 방황하다 집으로 돌아가는거지.ㅋ